소셜링 플랫폼을 런칭 직전 멈춘 이유

소셜링 플랫폼을 런칭 직전 멈춘 이유

소셜링 플랫폼을 런칭 직전 멈춘 이유

소셜링 플랫폼을 런칭 직전 멈춘 이유

소셜링 플랫폼을 런칭 직전 멈춘 이유

소셜링 플랫폼을 런칭 직전 멈춘 이유

소셜링 비즈니스를 만들기로 하다

22년 말, 소규모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은 개발자 친구와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고 테스트도 해봤지만 마땅히 추진할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걸 필요로 할지 고민하며 서비스의 본질을 설명할 한 문장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던 중, 남의집, 문토 등 여러 모임을 나가보고 호스트 분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누며 소셜링 플랫폼의 문제와 파고들 부분이 보였다.

소셜링 서비스들에서는 직장인 와인파티, 재테크, 조깅, 독서, 소개팅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모임이 이뤄진다. 하지만 우연히 남의집 결산 1위 호스트와 친분을 쌓고 그 분의 모임에 여러 번 나가보면서 콘텐츠의 retention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 분의 콘텐츠는 자신의 집 루프탑에서 퀄리티 높은 이자카야풍 음식/술을 즐기는 소셜링이었는데 몇 번이고 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반면 '나만의 향수 만들기' 같은 콘텐츠는 2번 이상 참여하기가 힘든 콘텐츠다.


함께 먹고 마시는 즐거움만큼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 있을까?

그렇게 사람이 함께 먹고 마시는 것만큼 설명이 필요 없고 즐거운 일은 없다는 결론을 냈다. 거창하게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나 또한 '자영업자들의 정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세상에 없던 솔루션' 같은 거창한 것보다 재밌게 할 수 있는 분야였다. 그래서 음식과 술을 인테리어만을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 오늘의집처럼 음식과 술만을 다루는 소셜링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기능적으로 어느 정도 갖추고 유리한 조건으로 시작하자

물론 호스트와 게스트가 존재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작은 일은 아니었다. 개발자는 Flutter로 커리어를 만들던 중이었기에 Flutter로 개발했고 그러다보니 Android, iOS 앱을 출시하게 되었다. 시간과 관리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할 수만 있다면 고객 플로우 상 유리한 조건은 맞다고 생각했다. 단 어드민은 만들지 않고 Postman으로 데이터는 내가 직접 관리(CRUD) 했다.

개발할 것은 명확했으나 모임 참여/결제 로직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단건 결제가 아니라 모임 신청 → 참여자 선정/반려 → 최종 결제 로직과 이에 따른 정책을 정의하는 것의 복잡도가 꽤 높았지만 호스트들의 모임 운영상 꼭 필요한 기능이라는 판단을 했다.

직군의 경계를 벗어나 사업을 하다

PM과 디자이너의 역할을 마치고 개발 진행 중에 나는 영업에 집중했다. 알게된 호스트들과 술 관련 일을 하는 지인들을 섭외하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며 기능이 아닌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겼다. 우리가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고 그들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를 약속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며 성장했다. 소유한 장소가 없는 호스트의 장소 대관, 수수료 정책 등을 정의해볼 수 있었다. 우리를 믿어주고 함께 하기로 한 분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Blending은 Android, iOS앱으로 출시를 하게 되었다.


'남의집'이 서비스 종료했고 '남의집' 대표님을 만나다

그 와중에 '남의집'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남의집'이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됐던 근본적인 취지와 분위기의 큰 팬이었던 나는 너무 아쉬웠다. 호스트와 게스트들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남의집의 마지막을 기억하며', '남의집 쫑파티' 등의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플랫폼이 이런 관계를 만든 것에 대한 리스펙과 감동을 느끼며 나도 참여했다. 그런데 그 모임에서 대표님도 오셨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호스트들의 플랫폼 의존성이 줄고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호스트들이 개인의 힘을 더 키워나가며 별도 비즈니스를 하는 케이스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이들은 결국 인플루언서가 될 것이고 마치 인플루언서가 유튜브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하고 틱톡도 하는 것처럼. 트위치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했을 때 '우왁굳'은 아프리카TV로 이동했다. 트위치가 없어도 우왁굳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결속력에 대한 고민

앱은 출시했으나 고민이 많이 됐다. 플랫폼은 판매자와 플랫폼 사이의 결속력이 있어야 가능한 비즈니스지만 판매자와 구매가자가 그 결속력을 깨는 것이 어렵지 않다. 즉, 플랫폼을 통해 한번 연결된 구매자와 판매자의 플랫폼 외 거래를 막는 것이 쉽지 않다. 구매자도 판매자도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가치와 기능이 명확히 필요해야 하는데 알다시피 이는 많은 플랫폼이 가진 숙제다.

한 플랫폼에 콘텐츠 수가 많아지고 고객은 분산되어 모임 성사가 쉽지 않아진 호스트들은 한 모임의 참여자를 '남의집', '문토', '프립'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이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비즈니스들은 마케팅 등 비용을 지불하며 운영되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 이는 직장을 다니며 소규모로 할 수 있는 레벨의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결론과 함께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라이브 포트폴리오로만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로 한 호스트 분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인사를 하며 마무리지었다.


LESSON & LEARNED

  • 존재하는 비즈니스기에 MVP를 우리가 검증할 필요는 없다 판단하고, MVP 개념을 이론적으로는 잘 알면서도 실제로는 너무 큰 스펙으로 MVP를 개발했다는 것.

  • 플랫폼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플랫폼 외에서 거래를 하는 것을 막을 강력한 결속력이 요구된다.

  •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 체제에 갇혀있던 내가 직군의 알을 깨고 나와 한 발자국을 내딛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소셜링 비즈니스를 만들기로 하다

22년 말, 소규모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은 개발자 친구와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고 테스트도 해봤지만 마땅히 추진할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걸 필요로 할지 고민하며 서비스의 본질을 설명할 한 문장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던 중, 남의집, 문토 등 여러 모임을 나가보고 호스트 분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누며 소셜링 플랫폼의 문제와 파고들 부분이 보였다.

소셜링 서비스들에서는 직장인 와인파티, 재테크, 조깅, 독서, 소개팅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모임이 이뤄진다. 하지만 우연히 남의집 결산 1위 호스트와 친분을 쌓고 그 분의 모임에 여러 번 나가보면서 콘텐츠의 retention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 분의 콘텐츠는 자신의 집 루프탑에서 퀄리티 높은 이자카야풍 음식/술을 즐기는 소셜링이었는데 몇 번이고 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반면 '나만의 향수 만들기' 같은 콘텐츠는 2번 이상 참여하기가 힘든 콘텐츠다.


함께 먹고 마시는 즐거움만큼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 있을까?

그렇게 사람이 함께 먹고 마시는 것만큼 설명이 필요 없고 즐거운 일은 없다는 결론을 냈다. 거창하게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나 또한 '자영업자들의 정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세상에 없던 솔루션' 같은 거창한 것보다 재밌게 할 수 있는 분야였다. 그래서 음식과 술을 인테리어만을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 오늘의집처럼 음식과 술만을 다루는 소셜링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기능적으로 어느 정도 갖추고 유리한 조건으로 시작하자

물론 호스트와 게스트가 존재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작은 일은 아니었다. 개발자는 Flutter로 커리어를 만들던 중이었기에 Flutter로 개발했고 그러다보니 Android, iOS 앱을 출시하게 되었다. 시간과 관리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할 수만 있다면 고객 플로우 상 유리한 조건은 맞다고 생각했다. 단 어드민은 만들지 않고 Postman으로 데이터는 내가 직접 관리(CRUD) 했다.

개발할 것은 명확했으나 모임 참여/결제 로직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단건 결제가 아니라 모임 신청 → 참여자 선정/반려 → 최종 결제 로직과 이에 따른 정책을 정의하는 것의 복잡도가 꽤 높았지만 호스트들의 모임 운영상 꼭 필요한 기능이라는 판단을 했다.

직군의 경계를 벗어나 사업을 하다

PM과 디자이너의 역할을 마치고 개발 진행 중에 나는 영업에 집중했다. 알게된 호스트들과 술 관련 일을 하는 지인들을 섭외하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며 기능이 아닌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겼다. 우리가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고 그들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를 약속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며 성장했다. 소유한 장소가 없는 호스트의 장소 대관, 수수료 정책 등을 정의해볼 수 있었다. 우리를 믿어주고 함께 하기로 한 분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Blending은 Android, iOS앱으로 출시를 하게 되었다.


'남의집'이 서비스 종료했고 '남의집' 대표님을 만나다

그 와중에 '남의집'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남의집'이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됐던 근본적인 취지와 분위기의 큰 팬이었던 나는 너무 아쉬웠다. 호스트와 게스트들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남의집의 마지막을 기억하며', '남의집 쫑파티' 등의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플랫폼이 이런 관계를 만든 것에 대한 리스펙과 감동을 느끼며 나도 참여했다. 그런데 그 모임에서 대표님도 오셨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호스트들의 플랫폼 의존성이 줄고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호스트들이 개인의 힘을 더 키워나가며 별도 비즈니스를 하는 케이스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이들은 결국 인플루언서가 될 것이고 마치 인플루언서가 유튜브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하고 틱톡도 하는 것처럼. 트위치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했을 때 '우왁굳'은 아프리카TV로 이동했다. 트위치가 없어도 우왁굳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결속력에 대한 고민

앱은 출시했으나 고민이 많이 됐다. 플랫폼은 판매자와 플랫폼 사이의 결속력이 있어야 가능한 비즈니스지만 판매자와 구매가자가 그 결속력을 깨는 것이 어렵지 않다. 즉, 플랫폼을 통해 한번 연결된 구매자와 판매자의 플랫폼 외 거래를 막는 것이 쉽지 않다. 구매자도 판매자도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가치와 기능이 명확히 필요해야 하는데 알다시피 이는 많은 플랫폼이 가진 숙제다.

한 플랫폼에 콘텐츠 수가 많아지고 고객은 분산되어 모임 성사가 쉽지 않아진 호스트들은 한 모임의 참여자를 '남의집', '문토', '프립'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이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비즈니스들은 마케팅 등 비용을 지불하며 운영되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 이는 직장을 다니며 소규모로 할 수 있는 레벨의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결론과 함께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라이브 포트폴리오로만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로 한 호스트 분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인사를 하며 마무리지었다.


LESSON & LEARNED

  • 존재하는 비즈니스기에 MVP를 우리가 검증할 필요는 없다 판단하고, MVP 개념을 이론적으로는 잘 알면서도 실제로는 너무 큰 스펙으로 MVP를 개발했다는 것.

  • 플랫폼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플랫폼 외에서 거래를 하는 것을 막을 강력한 결속력이 요구된다.

  •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 체제에 갇혀있던 내가 직군의 알을 깨고 나와 한 발자국을 내딛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소셜링 비즈니스를 만들기로 하다

22년 말, 소규모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은 개발자 친구와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고 테스트도 해봤지만 마땅히 추진할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걸 필요로 할지 고민하며 서비스의 본질을 설명할 한 문장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던 중, 남의집, 문토 등 여러 모임을 나가보고 호스트 분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누며 소셜링 플랫폼의 문제와 파고들 부분이 보였다.

소셜링 서비스들에서는 직장인 와인파티, 재테크, 조깅, 독서, 소개팅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모임이 이뤄진다. 하지만 우연히 남의집 결산 1위 호스트와 친분을 쌓고 그 분의 모임에 여러 번 나가보면서 콘텐츠의 retention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 분의 콘텐츠는 자신의 집 루프탑에서 퀄리티 높은 이자카야풍 음식/술을 즐기는 소셜링이었는데 몇 번이고 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반면 '나만의 향수 만들기' 같은 콘텐츠는 2번 이상 참여하기가 힘든 콘텐츠다.


함께 먹고 마시는 즐거움만큼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 있을까?

그렇게 사람이 함께 먹고 마시는 것만큼 설명이 필요 없고 즐거운 일은 없다는 결론을 냈다. 거창하게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나 또한 '자영업자들의 정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세상에 없던 솔루션' 같은 거창한 것보다 재밌게 할 수 있는 분야였다. 그래서 음식과 술을 인테리어만을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 오늘의집처럼 음식과 술만을 다루는 소셜링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기능적으로 어느 정도 갖추고 유리한 조건으로 시작하자

물론 호스트와 게스트가 존재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작은 일은 아니었다. 개발자는 Flutter로 커리어를 만들던 중이었기에 Flutter로 개발했고 그러다보니 Android, iOS 앱을 출시하게 되었다. 시간과 관리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할 수만 있다면 고객 플로우 상 유리한 조건은 맞다고 생각했다. 단 어드민은 만들지 않고 Postman으로 데이터는 내가 직접 관리(CRUD) 했다.

개발할 것은 명확했으나 모임 참여/결제 로직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단건 결제가 아니라 모임 신청 → 참여자 선정/반려 → 최종 결제 로직과 이에 따른 정책을 정의하는 것의 복잡도가 꽤 높았지만 호스트들의 모임 운영상 꼭 필요한 기능이라는 판단을 했다.

직군의 경계를 벗어나 사업을 하다

PM과 디자이너의 역할을 마치고 개발 진행 중에 나는 영업에 집중했다. 알게된 호스트들과 술 관련 일을 하는 지인들을 섭외하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며 기능이 아닌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겼다. 우리가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고 그들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를 약속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며 성장했다. 소유한 장소가 없는 호스트의 장소 대관, 수수료 정책 등을 정의해볼 수 있었다. 우리를 믿어주고 함께 하기로 한 분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Blending은 Android, iOS앱으로 출시를 하게 되었다.


'남의집'이 서비스 종료했고 '남의집' 대표님을 만나다

그 와중에 '남의집'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남의집'이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됐던 근본적인 취지와 분위기의 큰 팬이었던 나는 너무 아쉬웠다. 호스트와 게스트들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남의집의 마지막을 기억하며', '남의집 쫑파티' 등의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플랫폼이 이런 관계를 만든 것에 대한 리스펙과 감동을 느끼며 나도 참여했다. 그런데 그 모임에서 대표님도 오셨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호스트들의 플랫폼 의존성이 줄고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호스트들이 개인의 힘을 더 키워나가며 별도 비즈니스를 하는 케이스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이들은 결국 인플루언서가 될 것이고 마치 인플루언서가 유튜브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하고 틱톡도 하는 것처럼. 트위치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했을 때 '우왁굳'은 아프리카TV로 이동했다. 트위치가 없어도 우왁굳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결속력에 대한 고민

앱은 출시했으나 고민이 많이 됐다. 플랫폼은 판매자와 플랫폼 사이의 결속력이 있어야 가능한 비즈니스지만 판매자와 구매가자가 그 결속력을 깨는 것이 어렵지 않다. 즉, 플랫폼을 통해 한번 연결된 구매자와 판매자의 플랫폼 외 거래를 막는 것이 쉽지 않다. 구매자도 판매자도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가치와 기능이 명확히 필요해야 하는데 알다시피 이는 많은 플랫폼이 가진 숙제다.

한 플랫폼에 콘텐츠 수가 많아지고 고객은 분산되어 모임 성사가 쉽지 않아진 호스트들은 한 모임의 참여자를 '남의집', '문토', '프립'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이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비즈니스들은 마케팅 등 비용을 지불하며 운영되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 이는 직장을 다니며 소규모로 할 수 있는 레벨의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결론과 함께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라이브 포트폴리오로만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로 한 호스트 분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인사를 하며 마무리지었다.


LESSON & LEARNED

  • 존재하는 비즈니스기에 MVP를 우리가 검증할 필요는 없다 판단하고, MVP 개념을 이론적으로는 잘 알면서도 실제로는 너무 큰 스펙으로 MVP를 개발했다는 것.

  • 플랫폼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플랫폼 외에서 거래를 하는 것을 막을 강력한 결속력이 요구된다.

  •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 체제에 갇혀있던 내가 직군의 알을 깨고 나와 한 발자국을 내딛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소셜링 비즈니스를 만들기로 하다

22년 말, 소규모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은 개발자 친구와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고 테스트도 해봤지만 마땅히 추진할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걸 필요로 할지 고민하며 서비스의 본질을 설명할 한 문장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던 중, 남의집, 문토 등 여러 모임을 나가보고 호스트 분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누며 소셜링 플랫폼의 문제와 파고들 부분이 보였다.

소셜링 서비스들에서는 직장인 와인파티, 재테크, 조깅, 독서, 소개팅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모임이 이뤄진다. 하지만 우연히 남의집 결산 1위 호스트와 친분을 쌓고 그 분의 모임에 여러 번 나가보면서 콘텐츠의 retention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 분의 콘텐츠는 자신의 집 루프탑에서 퀄리티 높은 이자카야풍 음식/술을 즐기는 소셜링이었는데 몇 번이고 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반면 '나만의 향수 만들기' 같은 콘텐츠는 2번 이상 참여하기가 힘든 콘텐츠다.


함께 먹고 마시는 즐거움만큼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 있을까?

그렇게 사람이 함께 먹고 마시는 것만큼 설명이 필요 없고 즐거운 일은 없다는 결론을 냈다. 거창하게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나 또한 '자영업자들의 정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세상에 없던 솔루션' 같은 거창한 것보다 재밌게 할 수 있는 분야였다. 그래서 음식과 술을 인테리어만을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 오늘의집처럼 음식과 술만을 다루는 소셜링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기능적으로 어느 정도 갖추고 유리한 조건으로 시작하자

물론 호스트와 게스트가 존재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작은 일은 아니었다. 개발자는 Flutter로 커리어를 만들던 중이었기에 Flutter로 개발했고 그러다보니 Android, iOS 앱을 출시하게 되었다. 시간과 관리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할 수만 있다면 고객 플로우 상 유리한 조건은 맞다고 생각했다. 단 어드민은 만들지 않고 Postman으로 데이터는 내가 직접 관리(CRUD) 했다.

개발할 것은 명확했으나 모임 참여/결제 로직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단건 결제가 아니라 모임 신청 → 참여자 선정/반려 → 최종 결제 로직과 이에 따른 정책을 정의하는 것의 복잡도가 꽤 높았지만 호스트들의 모임 운영상 꼭 필요한 기능이라는 판단을 했다.

직군의 경계를 벗어나 사업을 하다

PM과 디자이너의 역할을 마치고 개발 진행 중에 나는 영업에 집중했다. 알게된 호스트들과 술 관련 일을 하는 지인들을 섭외하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며 기능이 아닌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겼다. 우리가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고 그들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를 약속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며 성장했다. 소유한 장소가 없는 호스트의 장소 대관, 수수료 정책 등을 정의해볼 수 있었다. 우리를 믿어주고 함께 하기로 한 분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Blending은 Android, iOS앱으로 출시를 하게 되었다.


'남의집'이 서비스 종료했고 '남의집' 대표님을 만나다

그 와중에 '남의집'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남의집'이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됐던 근본적인 취지와 분위기의 큰 팬이었던 나는 너무 아쉬웠다. 호스트와 게스트들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남의집의 마지막을 기억하며', '남의집 쫑파티' 등의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플랫폼이 이런 관계를 만든 것에 대한 리스펙과 감동을 느끼며 나도 참여했다. 그런데 그 모임에서 대표님도 오셨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호스트들의 플랫폼 의존성이 줄고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호스트들이 개인의 힘을 더 키워나가며 별도 비즈니스를 하는 케이스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이들은 결국 인플루언서가 될 것이고 마치 인플루언서가 유튜브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하고 틱톡도 하는 것처럼. 트위치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했을 때 '우왁굳'은 아프리카TV로 이동했다. 트위치가 없어도 우왁굳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결속력에 대한 고민

앱은 출시했으나 고민이 많이 됐다. 플랫폼은 판매자와 플랫폼 사이의 결속력이 있어야 가능한 비즈니스지만 판매자와 구매가자가 그 결속력을 깨는 것이 어렵지 않다. 즉, 플랫폼을 통해 한번 연결된 구매자와 판매자의 플랫폼 외 거래를 막는 것이 쉽지 않다. 구매자도 판매자도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가치와 기능이 명확히 필요해야 하는데 알다시피 이는 많은 플랫폼이 가진 숙제다.

한 플랫폼에 콘텐츠 수가 많아지고 고객은 분산되어 모임 성사가 쉽지 않아진 호스트들은 한 모임의 참여자를 '남의집', '문토', '프립'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이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비즈니스들은 마케팅 등 비용을 지불하며 운영되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 이는 직장을 다니며 소규모로 할 수 있는 레벨의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결론과 함께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라이브 포트폴리오로만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로 한 호스트 분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인사를 하며 마무리지었다.


LESSON & LEARNED

  • 존재하는 비즈니스기에 MVP를 우리가 검증할 필요는 없다 판단하고, MVP 개념을 이론적으로는 잘 알면서도 실제로는 너무 큰 스펙으로 MVP를 개발했다는 것.

  • 플랫폼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플랫폼 외에서 거래를 하는 것을 막을 강력한 결속력이 요구된다.

  •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 체제에 갇혀있던 내가 직군의 알을 깨고 나와 한 발자국을 내딛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소셜링 비즈니스를 만들기로 하다

22년 말, 소규모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은 개발자 친구와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고 테스트도 해봤지만 마땅히 추진할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걸 필요로 할지 고민하며 서비스의 본질을 설명할 한 문장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던 중, 남의집, 문토 등 여러 모임을 나가보고 호스트 분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누며 소셜링 플랫폼의 문제와 파고들 부분이 보였다.

소셜링 서비스들에서는 직장인 와인파티, 재테크, 조깅, 독서, 소개팅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모임이 이뤄진다. 하지만 우연히 남의집 결산 1위 호스트와 친분을 쌓고 그 분의 모임에 여러 번 나가보면서 콘텐츠의 retention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 분의 콘텐츠는 자신의 집 루프탑에서 퀄리티 높은 이자카야풍 음식/술을 즐기는 소셜링이었는데 몇 번이고 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반면 '나만의 향수 만들기' 같은 콘텐츠는 2번 이상 참여하기가 힘든 콘텐츠다.


함께 먹고 마시는 즐거움만큼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 있을까?

그렇게 사람이 함께 먹고 마시는 것만큼 설명이 필요 없고 즐거운 일은 없다는 결론을 냈다. 거창하게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나 또한 '자영업자들의 정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세상에 없던 솔루션' 같은 거창한 것보다 재밌게 할 수 있는 분야였다. 그래서 음식과 술을 인테리어만을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 오늘의집처럼 음식과 술만을 다루는 소셜링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기능적으로 어느 정도 갖추고 유리한 조건으로 시작하자

물론 호스트와 게스트가 존재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작은 일은 아니었다. 개발자는 Flutter로 커리어를 만들던 중이었기에 Flutter로 개발했고 그러다보니 Android, iOS 앱을 출시하게 되었다. 시간과 관리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할 수만 있다면 고객 플로우 상 유리한 조건은 맞다고 생각했다. 단 어드민은 만들지 않고 Postman으로 데이터는 내가 직접 관리(CRUD) 했다.

개발할 것은 명확했으나 모임 참여/결제 로직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단건 결제가 아니라 모임 신청 → 참여자 선정/반려 → 최종 결제 로직과 이에 따른 정책을 정의하는 것의 복잡도가 꽤 높았지만 호스트들의 모임 운영상 꼭 필요한 기능이라는 판단을 했다.

직군의 경계를 벗어나 사업을 하다

PM과 디자이너의 역할을 마치고 개발 진행 중에 나는 영업에 집중했다. 알게된 호스트들과 술 관련 일을 하는 지인들을 섭외하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며 기능이 아닌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겼다. 우리가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고 그들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를 약속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며 성장했다. 소유한 장소가 없는 호스트의 장소 대관, 수수료 정책 등을 정의해볼 수 있었다. 우리를 믿어주고 함께 하기로 한 분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Blending은 Android, iOS앱으로 출시를 하게 되었다.


'남의집'이 서비스 종료했고 '남의집' 대표님을 만나다

그 와중에 '남의집'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남의집'이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됐던 근본적인 취지와 분위기의 큰 팬이었던 나는 너무 아쉬웠다. 호스트와 게스트들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남의집의 마지막을 기억하며', '남의집 쫑파티' 등의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플랫폼이 이런 관계를 만든 것에 대한 리스펙과 감동을 느끼며 나도 참여했다. 그런데 그 모임에서 대표님도 오셨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호스트들의 플랫폼 의존성이 줄고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호스트들이 개인의 힘을 더 키워나가며 별도 비즈니스를 하는 케이스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이들은 결국 인플루언서가 될 것이고 마치 인플루언서가 유튜브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하고 틱톡도 하는 것처럼. 트위치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했을 때 '우왁굳'은 아프리카TV로 이동했다. 트위치가 없어도 우왁굳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결속력에 대한 고민

앱은 출시했으나 고민이 많이 됐다. 플랫폼은 판매자와 플랫폼 사이의 결속력이 있어야 가능한 비즈니스지만 판매자와 구매가자가 그 결속력을 깨는 것이 어렵지 않다. 즉, 플랫폼을 통해 한번 연결된 구매자와 판매자의 플랫폼 외 거래를 막는 것이 쉽지 않다. 구매자도 판매자도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가치와 기능이 명확히 필요해야 하는데 알다시피 이는 많은 플랫폼이 가진 숙제다.

한 플랫폼에 콘텐츠 수가 많아지고 고객은 분산되어 모임 성사가 쉽지 않아진 호스트들은 한 모임의 참여자를 '남의집', '문토', '프립'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이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비즈니스들은 마케팅 등 비용을 지불하며 운영되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 이는 직장을 다니며 소규모로 할 수 있는 레벨의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결론과 함께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라이브 포트폴리오로만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로 한 호스트 분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인사를 하며 마무리지었다.


LESSON & LEARNED

  • 존재하는 비즈니스기에 MVP를 우리가 검증할 필요는 없다 판단하고, MVP 개념을 이론적으로는 잘 알면서도 실제로는 너무 큰 스펙으로 MVP를 개발했다는 것.

  • 플랫폼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플랫폼 외에서 거래를 하는 것을 막을 강력한 결속력이 요구된다.

  •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 체제에 갇혀있던 내가 직군의 알을 깨고 나와 한 발자국을 내딛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소셜링 비즈니스를 만들기로 하다

22년 말, 소규모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은 개발자 친구와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고 테스트도 해봤지만 마땅히 추진할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걸 필요로 할지 고민하며 서비스의 본질을 설명할 한 문장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던 중, 남의집, 문토 등 여러 모임을 나가보고 호스트 분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누며 소셜링 플랫폼의 문제와 파고들 부분이 보였다.

소셜링 서비스들에서는 직장인 와인파티, 재테크, 조깅, 독서, 소개팅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모임이 이뤄진다. 하지만 우연히 남의집 결산 1위 호스트와 친분을 쌓고 그 분의 모임에 여러 번 나가보면서 콘텐츠의 retention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 분의 콘텐츠는 자신의 집 루프탑에서 퀄리티 높은 이자카야풍 음식/술을 즐기는 소셜링이었는데 몇 번이고 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반면 '나만의 향수 만들기' 같은 콘텐츠는 2번 이상 참여하기가 힘든 콘텐츠다.


함께 먹고 마시는 즐거움만큼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 있을까?

그렇게 사람이 함께 먹고 마시는 것만큼 설명이 필요 없고 즐거운 일은 없다는 결론을 냈다. 거창하게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나 또한 '자영업자들의 정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세상에 없던 솔루션' 같은 거창한 것보다 재밌게 할 수 있는 분야였다. 그래서 음식과 술을 인테리어만을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 오늘의집처럼 음식과 술만을 다루는 소셜링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기능적으로 어느 정도 갖추고 유리한 조건으로 시작하자

물론 호스트와 게스트가 존재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작은 일은 아니었다. 개발자는 Flutter로 커리어를 만들던 중이었기에 Flutter로 개발했고 그러다보니 Android, iOS 앱을 출시하게 되었다. 시간과 관리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할 수만 있다면 고객 플로우 상 유리한 조건은 맞다고 생각했다. 단 어드민은 만들지 않고 Postman으로 데이터는 내가 직접 관리(CRUD) 했다.

개발할 것은 명확했으나 모임 참여/결제 로직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단건 결제가 아니라 모임 신청 → 참여자 선정/반려 → 최종 결제 로직과 이에 따른 정책을 정의하는 것의 복잡도가 꽤 높았지만 호스트들의 모임 운영상 꼭 필요한 기능이라는 판단을 했다.

직군의 경계를 벗어나 사업을 하다

PM과 디자이너의 역할을 마치고 개발 진행 중에 나는 영업에 집중했다. 알게된 호스트들과 술 관련 일을 하는 지인들을 섭외하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며 기능이 아닌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겼다. 우리가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고 그들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를 약속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며 성장했다. 소유한 장소가 없는 호스트의 장소 대관, 수수료 정책 등을 정의해볼 수 있었다. 우리를 믿어주고 함께 하기로 한 분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Blending은 Android, iOS앱으로 출시를 하게 되었다.


'남의집'이 서비스 종료했고 '남의집' 대표님을 만나다

그 와중에 '남의집'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남의집'이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됐던 근본적인 취지와 분위기의 큰 팬이었던 나는 너무 아쉬웠다. 호스트와 게스트들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남의집의 마지막을 기억하며', '남의집 쫑파티' 등의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플랫폼이 이런 관계를 만든 것에 대한 리스펙과 감동을 느끼며 나도 참여했다. 그런데 그 모임에서 대표님도 오셨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호스트들의 플랫폼 의존성이 줄고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호스트들이 개인의 힘을 더 키워나가며 별도 비즈니스를 하는 케이스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이들은 결국 인플루언서가 될 것이고 마치 인플루언서가 유튜브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하고 틱톡도 하는 것처럼. 트위치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했을 때 '우왁굳'은 아프리카TV로 이동했다. 트위치가 없어도 우왁굳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결속력에 대한 고민

앱은 출시했으나 고민이 많이 됐다. 플랫폼은 판매자와 플랫폼 사이의 결속력이 있어야 가능한 비즈니스지만 판매자와 구매가자가 그 결속력을 깨는 것이 어렵지 않다. 즉, 플랫폼을 통해 한번 연결된 구매자와 판매자의 플랫폼 외 거래를 막는 것이 쉽지 않다. 구매자도 판매자도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가치와 기능이 명확히 필요해야 하는데 알다시피 이는 많은 플랫폼이 가진 숙제다.

한 플랫폼에 콘텐츠 수가 많아지고 고객은 분산되어 모임 성사가 쉽지 않아진 호스트들은 한 모임의 참여자를 '남의집', '문토', '프립'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이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비즈니스들은 마케팅 등 비용을 지불하며 운영되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 이는 직장을 다니며 소규모로 할 수 있는 레벨의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결론과 함께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라이브 포트폴리오로만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로 한 호스트 분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인사를 하며 마무리지었다.


LESSON & LEARNED

  • 존재하는 비즈니스기에 MVP를 우리가 검증할 필요는 없다 판단하고, MVP 개념을 이론적으로는 잘 알면서도 실제로는 너무 큰 스펙으로 MVP를 개발했다는 것.

  • 플랫폼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플랫폼 외에서 거래를 하는 것을 막을 강력한 결속력이 요구된다.

  •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 체제에 갇혀있던 내가 직군의 알을 깨고 나와 한 발자국을 내딛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2024 Design Bil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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